본문 바로가기

기사

섣부른 장애인 ‘탈시설’ 인권 침해 우려

코로나19 이용해 대책 없는 탈시설 추진

준비 안 된 장애인 탈시설 치명적 인권 침해

[충남일보 차지현 기자] 최근 경기도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일부 장애인단체가 해당 시설을 대상으로 ‘긴급 탈시설화’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와 안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장애인 거주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후 안산시가 일부 장애인단체와 해당 시설 거주인 전원 긴급 분산조치와 탈시설 관련 조례를 제정해 긴급 탈시설 지원 시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증장애인의 의사를 무시한 채 즉시 퇴소시키라는 주장은 자립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게 치명적 인권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 거주시설 임직원 등에 따르면 “장애인의 지역사회 전환 결정권은 당사자와 보호자에게 있다” 며 “대책 없는 ‘탈시설’ 요구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규탄했다.

일부 장애인 거주시설의 인권 침해나 운영 비리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사회복지사, 생활 지도사 등의 도움이 꼭 필요한 중증장애인의 섣부른 탈시설화는 사회적 약자들을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이게 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우려다.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관계자는 “제3 자가 거주 장애인에게 시설을 나가라고 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 되는 일” 이라며 “거주 장애인 지역사회 전환은 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 정부, 거주시설운영자의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며 직원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장애인에게도 무조건 탈시설만 주장하는 것은 되레 다양한 부작용이 뒤따른다는 주장이다.

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원장은 “탈시설화가 시대적 흐름이라 할지라도 모든 시설에 대해 막무가내로 주장하는 것은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들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행태” 라며 “코로나19 는 어느 시설, 어느 단체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감염병인데 이를 장애인 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탈시설화를 외치는 것은 극단적인 주장”이라고 말했다.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A 씨는 “장애인이 개인의 욕구에 따라 지역사회로 나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선 탈시설 취지에 동감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긴급탈시설을 요구하는 일부 단체의 주장은 옳지 않은 것 같다” 며 “탈시설은 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을 이뤄내는 것인 만큼 단기간 조치가 아닌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인권활동단체 관계자는 “여전히 우리 사회 속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시설에 의존해야만 하는 장애인이 많다” 며 “오히려 적극 지원이 필요한 사람에게 지역사회 정착지원 같은 개념을 확대하고 지역사회 정착지원을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등의 합의로 제도적 장치와 인프라 구축 등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건복지부 2020 장애인 생활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전국 628개소에 약 2.5만 명의 입소장애인이 거주 중이다.

http://www.chungnam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4871